갑자기 온몸에 불이 붙어 죽는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물론 순간 너무 당황스러움에 어쩌지 못하고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수도 있겠고,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여 신에게 자신을 맡기며 기도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만일 진짜로 한 순간에 내 몸에 불이 붙는다면 얼마나 당황스럽고 어이없을까요? 그것도 순식간에 커다란 화마가 되어 내 육체를 불태운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실제로 인체자연발화는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저 영화 속 주제로나 그렇겠거니 했는데, 실제로 존재한다니 세상은 알다가도 모르는 완전 미스테리한 세상이 맞다 싶습니다. 인체자연발화란 살아 있는 인간의 신체가 외부에 어떤 원인 없이 발화하여 연소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외부적 발화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자연 발화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용어의 정의상 보편적으로 인체 발화가 더 적합합니다. 혹은 자연소 현상이라고도 칭합니다. 이 믿기지 못할 인체 자연발화가 놀랍게도 전 세계에서 수백여 건 이상의 관련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오직 인체만을 태우고 사그라진다는 미스터리한 불! 그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참고로 열역학적으로 인체가 스스로 체내에서 발화할 가능성은 0에 가깝고,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물체가 인화하기 위해서는 연료, 산화제, 온도가 필요한데 인체 내부의 산소 농도가 높지도 않은 데다가 체온 정도로 불이 붙을 만큼 민감한 물질은 자연계에도 별로 없습니다. 하물며 인체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수분은 인간의 신체 70% 가량을 차지하며, 따라서 인간의 신체는 애초에 쉽게 타는 것이 아닙니다. 금방 불에 타버린 시체의 모습은 일반적으로는 인체는 새까맣게 타고 피부는 서로 들러붙지만 대체로 인체 형상을 그대로 유지하는 반면, 인체 발화 희생자들의 시체는 완전히 재로 변합니다. 신체를 재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화장터에서도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선 용광로와 맞먹는 열을 가해야 합니다. 시신을 화장할 때는 고혈처리실에서 섭씨 1200도에서 1400도로 몇 시간 동안 태운 뒤, 그래도 타지 않은 뼈의 일부를 물리적인 힘을 가해 다시 가루로 만드는 작업을 거칩니다. 하지만 자연발화 피해자들의 시신은 뼈까지 완전히 불에 타 잿가루만 남는 상태이며, 단 6분 만에 상반신이 모두 잿더미로 변하는 사례가 있을 만큼 일반적인 화재와 다르다는 점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것이 인체 안 또는 밖에서 작용해 사람의 인체 발화가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위에 불씨가 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의 몸은 순식간에 재로 변해 갔습니다. 인체에 붙은 자연발화된 그 불은 사람들의 어떠한 노력에도 절대 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인체에 붙은 자연발화된 그 불은 사람들의 어떠한 노력에도 절대 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더 미스테리한 것은 그 불은 주변에 어떤 물건에도 옮겨붙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1852년 작 《황폐한 집》에 등장하는 주정꾼의 사망 사건과 유사합니다. 인체 발화 사건의 가장 첫 번째로 기록된 피해자는 15세기 이탈리아 밀라노의 기사 폴로누스 보르티우스입니다. 술꾼이었던 그는 어느 밤 술집에서 와인을 마신 이후 걸어 나오는 길에 갑자기 불을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직후 그의 몸은 갑작스럽게 발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도시 전설이 유명해진 이유는 사건 발생 당시 주변 환경이 너무 깨끗하고 팔이나 다리 등이 온전하게 남은 것 때문입니다. 실제로 자연 발화로 기록된 사건은 대략 200건 정도로, 모두 정확한 원인을 판명할 수 없었으나 조사관들의 합리적인 추측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실제로, 196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노인의사 벤틀리도 자신의 집에서 불에 타 사망했습니다. 발견 당시 그의 몸은 다리 한쪽을 제외하고 모두 재로 변해 있었으며, 헬렌의 경우처럼 몸만 온전히 연소되었을 뿐 신고 있던 신발 등 주변 물건은 전혀 타지 않았습니다. 3년 뒤, 미국 뉴욕의 한 술집에서는 만취 상태로 잠든 알코올 중독자 캐리엇의 복부에서 자연 발화로 추정되는 원인 미상의 불이 일어났습니다. 동석했던 친구들이 물을 끼얹으며 진압에 나섰지만 결국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사고를 접한 경찰은 캐리엇의 친구들을 살해 용의자로 보고 수사했지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불길은 몸 안에서 시작된 것이 확실하다는 담당 의사의 증언에 의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아주 드물지만 자연발화를 겪고 생존한 이도 있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 살았던 회사원 르아크가 그 실례입니다. 그는 1979년 승용차로 출근을 하던 중 무언가 타는 듯한 냄새를 맡고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다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통증도 전혀 없이 말입니다. 이렇게 다리에서 시작된 불이 전신으로 퍼졌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르아크의 의료진은 차량에서 떨어진 기름이 다리에 묻은 상태에서 우연히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물론 차량이나 바지에서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르아크는 1년 뒤 유사한 일을 또 다시 겪었고, 그 뒤로는 항상 휴대용 소화기를 지니고 다녔다는 후문입니다.
이처럼 자연 발화로 추정되는 사건들은 이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빈번히 일어났습니다. 1982년, 1998년, 그리고 바로 작년에도 영국, 호주, 중국 등지에서 관련 사고가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과 미국에서만 각각 400여 건, 200여 건의 자연발화 의심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들 사례를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자연 발화는 불과 몇 분 만에 인체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립니다. 처음에는 국부적으로 발화가 일어나지만 빠른 속도로 전신으로 번져 3분여 정도면 몸 전체가 전소됩니다. 또한, 지금까지 조사된 바로는 자연 발화는 오직 사람에게서만 발견되는 현상입니다.
자연발화의 실제 가능성을 확신하는 화재 조사원이자 어블레이즈 《인체 발화의 미스터리한 불》의 저자 래리 아놀드에 따르면, 자연 발화가 일어나면 피부에서 푸른 빛이 나고 불길이 공중으로 솟구치며 성냥을 켤 때처럼 소음이 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물체의 연소와 달리 불쾌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자연발화 피해자들은 대개 조직이 탈수되고 피가 증발되는 증상을 보입니다. 특히 상체만 훼손되고 하체는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상에 돌아다니는 자연발화 추정 사진 중에도 피해자의 다리만 남아 있는 것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드물게는 머리를 제외한 전신이 연소됩니다. 또, 앞선 사례에서 언급됐듯이, 그토록 강력한 활력에도 불구하고 자연 발화는 주변 물건의 훼손 없이 오로지 인체만 태웁니다. 시신 주위에는 불에 탄 흔적이 없으며, 가전제품 등 인화성 물체들도 불에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벤틀리의 사례처럼 피해자가 신고 있던 신발이나 입고 있던 옷이 멀쩡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래리 아놀드는 인체가 재로 변하려면 최소 2천도 이상의 고온에 노출돼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그 정도 온도에서조차 불과 몇 분 만에 뼈와 살이 완전히 재로 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시신을 화장할 때도 소각로의 온도는 1200도에 이르지만 뼈는 전혀 타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뼈까지 재로 변하는 자연발화는 일반적인 화재 사건과는 전혀 다른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아놀드의 판단입니다. 우리의 지식으로는 사람의 몸 속에서 이같이 엄청난 온도의 열에너지를 생성하는 메커니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설령 존재한다고 해도, 인체를 태우고 사라지는 자연 발화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런 이유로 학자들은 자연 발화가 실제하는 현상이라고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아놀드는 사람들이 자연발화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단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합니다. 처음 접한 현상이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아놀드는 오래 전에도 자연 발화에 대한 흔적이 발견된다고 말합니다. 구약 성경 레위기에 등장하는 이상한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아론의 아들들을 삼켰다는 구절이 바로 자연 발화 현상을 상징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촛불 효과? 정전기 효과? 아놀드에 따르면, 자연 발화를 과학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시도는 끊임없이 있어 왔습니다. 그 결과 몇 가지 가설들이 도출되었죠. 학자들이 자연 발화를 설명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펼치는 논지는 촛불 효과입니다. 인체에 불이 붙으면 그 열로 인해 체지방이 녹으면서 양초처럼 끝까지 타 버린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 가설에서 인체를 양초, 옷과 체지방은 각각 심지와 연료원으로 보는 것이죠.
몇 년 전 영국 BBC의 한 프로그램에서 죽은 돼지에 불을 붙여 촛불 효과가 과학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동물 중 돼지를 택한 이유는 식성, 해부학적 구조, 생리 특성, 지방 분포가 사람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이 실험을 주도했던 연구진은 돼지 실험과 자연 발화 현상이 동일하다며 자연 발화가 원인불명의 초자연적 현상이 아닌 특정 환경에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고 풀이했습니다.
자연 발화 희생자들이 주로 상체만 훼손되는 것 역시 촛불 효과로 추정이 가능합니다. 간을 비롯한 상체 내장 조직에 비해 다리 등 하체는 지방이 적어 연소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가설에는 큰 오류가 있습니다. 돼지의 뼈까지 완전히 연소시키는 데 최소 여섯 시간에서 일곱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촛불 효과가 믿거나 말거나 식의 가설이라는 옷을 벗으려면 반드시 이 부분을 설명해야만 합니다.
일각에서는 자연 발화가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의 노인들에게서 주로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화학물질 과다 사용을 원인으로 꼽기도 합니다. 약품과 같은 화학물질을 장기간 사용하면서 인체 에너지의 균형이 깨져 자연 발화를 촉발한다는 것이죠. 이밖에도 자연 발화와 관련한 몇 가지 가설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정신을 고도로 집중시키면 인체 고유의 전기가 발생한다는 생체 전기설, 천둥번개가 친 후 대기 중에 떠돌던 전화 덩어리가 특별한 원인으로 인체를 발화시킨다는 구전 현상설, 체내 방사성 물질들이 서로 충돌해 핵폭탄과 유사한 핵분열 반응을 일으킨다는 체내 핵분열 반응설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덧붙여, 음주나 고열 때문에 체온이 급상승해 발화한다는 고열설, 화병 및 화증으로 인한 체내의 화기를 원흉으로 보는 화병설 등 다소 엉뚱한 추론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가설들은 어떤 것도 확고한 지지나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자연 발화를 과학적·합리적으로 논증하는 이렇다 할 학설이 없다는 의미이며, 과학의 눈으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쯤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자연 발화에 대한 기록이 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선 시대에서도 기록이 남아 있었는데, 정약용이 남긴 《흠흠신서》에도 이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1815년 12월 겨울, 나주에서 김점용이라는 사람이 불륜을 맺다가 유부녀였던 상대 여성인 한 씨 부인과 같이 타죽은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옷이나 이불, 심지어 방바닥까지도 탄 흔적이 없고 사람 몸만 타버린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하던 포도청 수사관들은 이 집주인이나 김용의 아내 또는 한 씨 부인의 남편인 박기원이 저지른 짓으로 의심하여 조사했지만 살인 방법에 대해서는 도저히 입증할 수가 없어서 결국 흐지부지 미해결로 끝났습니다. 정약용은 이들 불륜을 눈감아 주면서 돈을 받고 방을 빌려준 방 주인이 잘못은 있지만, 살인 사건은 도저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이며 마무리했습니다. 추가로 원혼이 죽인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라는 사견까지 남겼습니다.
디스커버리 채널에서도 인체 발화를 다루었는데,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 기가 막힌 것이 인체는 다 타버렸는데 방이 멀쩡하다는 점입니다. 상식적으로 몸이 타버릴 정도의 고열이라면 방 안도 다 타버려야 정상인데, 인체가 있던 자리만 구멍이 나고 천장이나 가구는 멀쩡하니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인체 발화를 두 번씩이나 겪은 사람도 방송에 나왔는데, 신체가 멀쩡한데 자기 몸에서 불이 난 것이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무튼, 세간에 알려진 자연 발화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 있으며, 세간에 알려진 자연 발화 설의 대다수는 완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소문에 의존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자연 발화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데 있어서 명확한 학설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미스터리한 현상은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새로운 발견이나 연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자연 발화가 실제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앞으로도 많은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체마저도 신비롭고 미지의 영역임을 깨닫게 됩니다. 혹시라도 여러분께 인체 발화가 일어난다면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불을 끄면 살아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요...
동영상 바로 보러 가기 ㅡ https://www.youtube.com/watch?v=KDdEiiwim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