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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탄허 스님에 대한 예언은 유명합니다. 미스테리를 다뤄본 모든 분들의 단골 메뉴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미스테리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언젠가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영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실력이 쌓이면 멋들어지게 만들고 싶었지만, 실력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잘되는 것이 아닌 듯하여 그냥 포기하고 영상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여전히 영상 편집이 허접하고 이미 누군가 다 써먹은 레퍼토리지만 혹시라도 새롭게 접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는 기대감으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탄허 스님은 현대 한국불교에서 매우 유명한 고승이라고 합니다. 유교와 불교, 도교 종교에 대해 20종 8권의 책을 냈는데 그 설명과 해석이 매우 정제된 동양고전 책으로 자신이 관심 갖는 동양고전을 공부한 승려들이 지금도 꾸준히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예언하는 승려로 더 유명합니다. 탄허 스님은 1913년 음력 1월 15일 전라북도 만경군 만경읍 대덕리 유학자 집안에서 독립운동가인 율제 김홍규 선생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 김규은 보천교 고위 간부로서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는 등 독립운동에 종사했습니다.
탄허는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이미 동양 사상의 한 경지를 이룬 상태에서 조계종 초대 종정인 한암 스님과 20여 통의 서신을 주고받은 끝에 21살에 강원도 오대산에 출가했습니다. 그는 23살 때 이미 승려들에게 불경을 강의하기 시작했고, 26살 때 훗날 조계종 종정이 된 고암 스님과 탄웅 스님 등의 요청으로 불교의 정수인 화엄경 강의를 개설했습니다. 42살 때엔 한암에 이어 월정사 조실로 추대돼 수많은 인재를 길러냈습니다.
탄허는 한자만 100만 자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고 유불선을 통달하지 않고선 해석이 불가능한 화엄경 80권을 부처님 이래 최초로 자국어로 번역한 인물입니다. 10여 년간 매일 원고지를 100장씩 쓰는 초인적인 작업을 거쳐 원고지 62,500장 분량으로 펴낸 '신화엄경합론'은 우리나라 최대 불사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불교를 뛰어넘는 성각이자 경세가 현자들의 스승 구실을 했습니다.
탄허보다 10여 년 연상인 함석헌 선생이 그를 자주 찾아 동양학을 물었고, 국문학자 양주동 박사는 탄허에게 장자 강의를 들은 뒤 "장자가 다시 살아 돌아와도 탄허만큼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극찬했습니다. 불교문화재단 이사장 혜거 스님은 1960년대 초여름 영은사 49제를 모실 때 한밤중에 큰 바람이 불어 문짝이 흔들리고 모든 호롱불이 일시에 꺼져 모든 대중이 우왕좌왕할 때 탄허 스님만 금강경을 마지막 구절까지 독송하며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밥짓고 일하느라 공부할 수 없는 공양주 보살까지 함께 공부하도록 하기 위해서 아침 공양 지을 때 점심 공양까지 한꺼번에 밥을 짓도록 해 3년간 찬밥으로 점심 공양을 때웠을 정도로 공부하려는 이들을 돕는 데 남달랐다고 회고했습니다.
22 살 되던 해에 오대산 상원사로 출가하고 이후 월정사의 적을 두었습니다. 1949년 어느 날 뜰에서 개미들이 대량으로 죽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제자들을 데리고 경상남도 양산시의 통도사로 피신했습니다. 이후 그 불길한 예감은 적중해 이듬해 여름에 6·25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그러나 탄허 스님은 여러 예언으로 유명해지는데,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의 예지력입니다. 탄허 스님은 자신이 체득한 주역 원리를 바탕으로 세상을 풀어내곤 하였는데, 한국 전쟁을 예측한 것은 물론 5·16 군사정변, 베트남 전쟁, 효고현 남부 지진, 박근혜 대통령 당선까지 예언했다고 합니다. 자신 또한 임종 10시간 전에 죽음을 예언하고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비교적 중한 내용도 많습니다. 가령,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일본이 침몰하고 중국이 분열하며 세계 인구 절반이 죽지만 한국만 어떠한 힘에 의해 이를 극복하여 통일되고 만주를 회복한 크고 아름다운 세계 제일의 국가가 된다는 국운 이야기를 예언하기도 했습니다.
월악산 봉성 위로 달이 뜨고 이 달빛이 물에 비치고 나면 30년쯤 후에 여자 임금이 나타납니다. 여자 임금이 나오고 3-4년 있다가 통일이 됩니다. 월악산 근처의 덕주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예언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월악산에 물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기에 아무도 이 말을 믿지 않았으나 예언 10년 뒤인 1985년 충주댐이 완공되면서 월악산의 달빛이 물에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충주댐은 공식적으로는 1985년 완공이지만 1984년에 담수를 시작했으므로 월악산 영봉에 달이 뜬 해는 정확히 말하면 1984년입니다. 그런데 1984년으로부터 정확히 30년 뒤인 2013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탄허 스님의 통일 예언이 현실이 되었다고 한때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여자 임금으로 비정할 시 마지막 문장인 남북 통일 예언은 실현되지 않은 것이 됩니다. 애초에 이 말이 인터넷상에서 이슈화된 것이 2015년이었습니다. DMZ 목함지뢰 매설 사건과 서부전선 포격 사건으로 남북 관계에 전운이 감돌면서 무슨 통일이 임박한 양 회자된 예언이었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 위기가 싱겁게 지나가고 탄허가 지목했던 해도 별다른 사건 없이 지나가면서 사람들의 예언에 대한 관심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여자 임금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여자 임금이 남한이 아닌 북한에서 나온다는 주장입니다. 북한의 김주애가 본격적으로 우상화 시도가 이루어지고 국정원에서 아지 후계자가 유력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틀린 것으로 여겨지며 잠잠해졌던 탄허 스님의 통일 예언이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여자 임금 김주애설의 가장 큰 지지 근거는 첫째로 월악산 영봉에 달이 뜨고 정확히 30년 뒤인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년도이기도 한 2013년에 김주애가 태어났다는 점입니다. 즉, 나타나다 태어나다 본 것입니다.
두 번째는 여자 임금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선출직 한국 대통령이 아니라 총신직이자 세습되는 직위인 북한의 최고 원수여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 가설을 따르자면 김주애가 처음 미디어에 등장한 2022년 11월을 기점으로 2025-2026년에 통일이 이루어지거나 아니면 좀 더 설득력 있는 설명은 지금은 황태녀 신분인 김주애가 북한의 지도자로 등극해서 실제로 여자 임금이 되고 난 뒤 3년에서 4년의 세월이 흐르면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부자의 경우 김정은이 사망하거나 상황이 되어야 정확하게 연도를 비정할 수 있으며 2024년 현재로는 언제가 될지는 미상입니다. 탄허 스님 본인의 학문적 성취와는 별개로 예언이 다 그렇듯이 신빙성이 어중간하고 다의적인 구조를 제시한 후 알아서 끼워 맞추는 식의 다른 예언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어 각자 해석이 나름인 소위 한국 노스트라다무스입니다. 어쨌거나 그래도 많은 부분의 예언적 중률로 한국에서는 꽤 유명한 예언가로 알려져 있으니 탄허 스님이 하셨던 예언들을 몇 가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949년 어느 날 탄허 스님은 개미 떼가 자기들끼리 싸움을 해서 오대산 중개법당과 뜰에 수백 마리씩 죽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를 본 뒤 역학 원리로 난이 일어날 것을 알고 상좌들을 경남 양산 영축산 고지에 있는 백련암으로 피신시켰습니다. 또 월정사의 한 암자에서 신화엄경론을 번역하고 있던 그는 1968년 가을 장서와 번역 원고들을 모두 강원도 삼척 영은사로 옮겨두었습니다. 그러자 울진 삼척에 국한 무장간첩 120여 명이 침투했습니다. 월정사에 군단 사령부가 세워져 소탕작전을 하면서 암자는 폐허가 되었습니다. 재가 될 뻔한 필생의 원고를 미리 구해낸 것입니다.
스님은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의 패배도 정확히 예언했습니다. 당시에는 미국을 도와 국군이 파병돼 남한은 미국의 승리와 월맹 타도 분위기가 고조되던 때였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숭산 스님이 미국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 하나면 월남은 꼼짝 못할 것이라고 하자 탄허 스님은 역학의 원리를 볼 때 월남은 남쪽으로 화인데 미국은 태방 금이어서 금이 불에 들어가면 녹을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우담 화엄 연구소장은 출가 승으로 탄허 스님을 모실 당시 그의 남다른 예지력을 자주 지켜봤습니다.
1965년 겨울 강원도 횡성에서 버스를 타고 진부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운전기사 뒤에 타고 있던 스님이 갑자기 내리자고 해서 황급히 내렸습니다. 날도 추운데 왜 그러느냐고 불평을 했더니 운전기사의 미간을 보니 곧 죽을 상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20분 가다 보니 앞서 간 버스가 전복되어 있었습니다. 서우담이 왜 운전기사에게 말해주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하지만 탄허 스님의 대답은 "멀쩡히 운전 잘하고 있는 사람한테 당신 곧 죽을 것이니 운전하지 말고 한겨울 고갯길에서 차에서 내리라고 하면 미친놈이라고 하지 내 말을 듣겠느냐"였습니다.
1979년 늦은 봄 고려대에서 봉직하고 있던 한 여교수가 서울 남동 대원암으로 스님을 찾아왔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박정희 대통령과 혼담이 오가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탄허 스님은 "결혼 좋지. 그러나 서산에 지는 해는 부상해 잡아맬 수 있을 때 좋은 것이지"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을 암시하는 듯한 이 예언 때문인지 결혼은 성사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예언이란 100% 다 맞으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때그때 환경이 변할 수 있을 것이고 예언은 몇 년의 간극을 두고 이루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언제라고 함부로 못 박을 수 없는 것이 예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눈치 빠른 자들은 우리나라의 통일이 언제쯤 이루어지겠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행여 그때 통일이 안 된다 해도 조금 늦어질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너무 크게 낙심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으로 오늘의 영상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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